(검열삭제)의 유구한 전통 - 레다와 백조.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0/12/06 11:58

세상이 흉흉할지언정 '이럴 때일수록'이라는 무적의 핑계 하에 오늘도 한 개의 변태 블로그를 충실히 지향하고 있는 - 언제부터? - Under the Violet Moon. 뱀과 거미에 관한 소론(小論)에 이어 제 2탄이 나갑니다 두둥. 내가 작정하면 어디까지 변태로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겠음. (하지 마 이년아;;;)

그리스로마 신화를 수박 겉핥기로든 뭐로든 접해본 우리는 모두 제우스가 얼마나 아랫도리로 훌라춤을 추고 다녔는지 알고 있다. 자 그럼 여기서 간단한 퀴즈.
Q. 제우스의 널리고 널린 여인네들 중 가장 빈번하게 회화 및 조각의 소재로 우려먹히는 여자는 과연 누구인가! 파이널 앤서!!!

이오일까요? 다나에? 칼리스토? 에우로파? 세멜레? 알크메네? 아니면 의표를 찔러서 실은 헤라?
노노노, 아닙니다.

A. 스파르타의 왕 틴다레우스의 왕비 레다.

이유가 뭘까요. 그녀가 유독 아름다워서? 몸매 쭉빵하기라 엑시아급이라서? 제우스가 여자로 변해 같이 뒹굴기라도 했나? (.......)
노노노노, 그것도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그보다 대략 두 배는 더 변태스럽다.

오비디우스의 메타모르포시스를 비롯한 각종 기록은 이렇게 전한다. '제우스는 아름다운 백조의 모습으로 변하여 독수리에 쫓기는 중 구원을 청하는 양 레다의 품안으로 날아들었다. 그날 밤 틴다레우스 왕과 한 침대에 누워 레다를 품으니 그녀는 열 달 후 알 두 개를 낳았다.'
자 뭐가 문제인지 아시겠는가? 그렇다. 제우스는 백조의 모습 그대로 레다를 취했다.

에우로파의 경우 여자 업고 튀기 좋으라고 잠시 소로 변했다 뿐 처녀를 취할 때는 분명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레다 상대로는 어째 끝까지 백조를 고집했단 말이죠. 이놈의 대신님이 대체 뭔 변태 플레이를 하고 있는지 따져서는 안된다. 그리스신화에 오늘날의 도덕을 적용해봤자 PC의 남용이니 경직이 어쩌고 저쩌고 논쟁거리만 늘어나는고로 패스하고 뭣도 모르는 남편넘이 같은 침대 안에서 쳐자빠져 코 골고 있었다는 비등비등하게 겁나는 사실도 잠시 외면하자. NTR은 어제 오늘 유행한 게 아니지 말입니다 십계명에도 나와 있잖아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고. 즈라의 유부녀 모에(....)도 따지고 보면 네토라레 로망이지만(.....) 거기에 대해서 따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 건 둘째치고 어설프게 진화심리학까지 끌어와야 하는고로 대충 넘어가고, 하여간 네토라레만큼이나 獸姦이 인류의 보편적 테마(.......)였음을 우리는 출애굽기 22장 19절의 다음 구절에서 알 수 있다. '짐승과 행음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한 마디로 율법을 내려 짐승과 그 짓을 하는 썩을 것들을 쳐죽이겠다고 위협해야 할 정도로 獸姦이 성행했다는 얘기입니다. 양의 질이 여성의 그것과 촉감과 질감;이 흡사한 까닭에 까마득한 옛날부터 마을로 갈 기회도 돈도 없는 외로운 양치기들이 양을 벗삼아 긴긴 밤을 지샜다는 속설이야 유명하고 뭐 가끔은 서로 팔 베고 누워 별 헤아리고 자빠지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찍기도 하죠 2007년에는 수말과 섹스를 하다가 결장이 파열해 죽은(........) 남자의 실화를 담은 픽션 반 다큐멘터리 반의 <동물원Zoo>이 선댄스 영화제를 휩쓸었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한지? (케네스 피니언Kenneth Pinion 사건이다. 궁금한 사람은 알아서 검색해봐라;)
한편 회화 조각분야에서는 물론 그 전부터도 열심히 그리고 조각하고 야단법석을 떨어댔지만 특히 16세기에 들어 레다와 백조 테마가 유독 성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가 기도 막히고 코도 막힌다. 당시는 남녀가 누워서 그 짓을 하는 장면보다 여자와 동물이 그 짓을 하는 장면을 그리는 편이 훨씬 비난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야이 명색이 기독교 신자라는 싯키들이 출애굽기는 어따 팔아먹었어! 성경은 한 줄 한 줄 모두 하느님의 율법이니 준수해야 한대매!
아니 따지지 마라. 나이롱 신자가 다 그렇지 뭐. 본능이 가열차게 꿈틀거려 야한 그림 그리고 싶고 야한 소설 쓰고 싶고 쓰지 못하고 그리지 못하는 자는 보고 싶어 죽겠는데 교회는 자꾸 하지 말라고만 하니 교활한 인간의 마음이 샛길을 발견해야지 별 수 있겠수. 까이꺼 출애굽기, 십계명도 레위기도 아니니까 대충 뭉개고 넘어가려 그랬지 요것들아. 실제로 매우 교육적인(.....) 체위 동인지(......)요 끽해야 정상위니 좌위니 기승위의 분파 몇을 다루고 있을 뿐인 - 췟 - <I Modi(방법)>가 무자비한 검열의 칼날에 스러지다 못해 모조리 파기당하는 불운을 겪는 사이 뭐가 다른진 전혀 모르겠지만 레다와 백조는 잘도 살아남아 열심히 세력을 불려나갔다.

(참고로 체위의 지존은 인도놈들이다. 하지만 체위 '이름'의 지존은 일본놈들이다.....)

그럼 도대체 인간은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獸姦을 할까요.
구멍만 있으면 무시기 홀과 마찬가지 올 오케이(....)라던가 인간보다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난폭한 짐승에게 지배를 받는 피학적인 즐거움이라던가 가설은 얼마든지 세울 수 있지만 기실 성적 환상의 종류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는 말로 대충 해명이 가능하니 넘어가자. (실제로 차에 끌려다니면서 성적 흥분을 느끼다 그만 자기 차에 깔려버리는 불운을 당한 남자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말입니다...아니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혼자 좋아 죽는다는데 입방아 찧고 싶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그러다가 죽지는 말자.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가 없잖아!)
하면 예술가란 작자들은 뭘 잘못 주워먹길래 그렇게들 獸姦 하악하악 야수 하악하악 모드인지를 두고 왜긴 왜야 예술가들이란 인간종족 최강의 변태집단이니까 그렇지 무언가 그럴싸하게 학술적인 이유와 구실을 대야 하는 피곤한 직종인 미술사가 에드워드 루시-스미스는 이렇게 해설한다. ①성행위가 드러내는 동물성의 비유적인 표현 내지는 강조 및 ②여성에 대한 새디즘적 충동. 전자는 그렇다 치고 후자는 아무래도 이성애자의 비율이 높아서인지 아니면 강건한 청년보다는 가냘프고 여리여리한 여성(내지는 그에 준하는 소년) 즉 저항할 힘이 변변히 없는 존재가 압도적인 야수와 붙어 있을 때 더욱 에로틱한 함의를 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獸姦의 감성으로 그린 루벤스의 <가니메데스>를 보면 후자가 가까울 성 싶기도 하다.
다시 질문. 獸姦에도 별과 같이 많은 종류가 있거늘 어찌하여 하필 레다와 백조인가? 역시 답은 간단합니다. ①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어마어마한 핑곗거리가 있다(비난을 퍼붓는 소위 도덕군자들에게 '님하 이건 신화예염 우리 인간의 얘기가 아닌데 비난해서 뭐하시나효' 라 반박하기는 매우 흔한 일이었다....). ②고맙게도 백조의 굵은 목은 남자의 어디와 어디를 심각하게 연상시킨다. ③미녀라면 여염집 처녀와 기생과 유부녀를 가리지 않는 제우스가 껄떡거렸을 정도에다 '그' 헬레네의 어머니인 만큼 레다는 매우 예쁘다. ④백조도 예쁘다. ⑤솔까말 똑같이 수간이라도 말이나 소는 인간 여성보다 너무 커서 각도 안 잡히고 예쁘게 그리기도 어렵고 예술인 척하기도 쉽지 않(뭐 임마)
5번의 경우 내 일천한 경험이나마 되짚어 보건대 회화계의 변태 베스트 10을 뽑을 시 못 들어가면 몹시 섭할 피카소의 무무한 스케치 정도나 성공했던 것 같다. 뭉크도 곰과 오메가 시리즈 그리다 말았을걸. 일단 들어가질 않는다니까

이렇게 하여 레다와 백조는 불멸의 모티브의 반열에 들었고, 우리 모두가 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아는 빌어먹을 아일랜드 시인(놈)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이딴 시를 일필휘지로 써갈기기에 이른다.

A sudden blow; the great wings beating still
급습(急襲), 백조는 큰 두 날개를
Above the staggering girl, her thighs caressed
비틀거리는 여인 위에서 아직도 퍼덕인다. 여인의 허벅지는
By the dark webs, her nape caught in his bill,
새의 검은 두 지막(肢膜)에 애무받고, 목은 부리에 잡혀,
He holds, her helpless breast upon his breast,
어찌할 바 없이 여인의 가슴은 백조의 가슴에 짓눌린다.
How can those terrified vague fingers push
공포에 질려 힘빠진 손가락이 어떻게 맥풀린 허벅지에서
The feathered glory from her loosening thighs?
깃에 싸인 그 영광을 밀어젖힐 수 있겠는가?
And how can body, laid in that white rush,
백색의 급습에 내맡긴 육체가 어찌 그 품안에 누워
But fell the strange heart beating where it lies?
기묘한 가슴의 울렁임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랴?

A shudder in the loins engenders there
허리를 덮친 그 전율이
The broken wall, the burning roof and tower
무너진 벽과 불붙는 지붕과 탑과
And Agamemnon dead.
아가멤논의 죽음을 잉태하였으니.
Being So caught up,
하늘에서의 그 짐승 같은 피에
So mastered by the brute blood of the air,
그렇게 붙잡혀 정복당하였으니,
Did she put on his knowledge with his power
무심하고 태연한 부리가 여인을 놓아주기 전에
Before the indifferend beak could let her drop?
그녀는 그의 지혜와 더불어 힘까지도 전해받았던가?

어이구 시 꼬라지 좀 봐라 -_-

내가 좀 단어 선정을 뭣스럽게 했음은 인정하겠는데요, 원문이 원래 저 모냥인 걸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벌헉)
차마 우리 시인님이 야설 쓰고 싶었대요 라고는 말 못할 이창배 선생을 비롯한 연구가들은 인간은 누구나 감정적인 면과 이지적인 면이 상반되네 차원이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영원히 갈등을 겪고 있네 현대 인간들이 물질적 힘과 동물성 우위 쪽으로 기울어지는 데 실망한 시인의 항변이네 주장하지만 대체 시험 쳐야 하는 학생 말고 누가 그런 해석을 일일이 기억해 줄지 매우 궁금하지 말입니다. <신(新) 예이츠 시 주해>는 '레다와 백조를 메타포로 하는 시상에 이끌려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시를 쓰는 동안에 새와 여인이 시의 장면을 압도하는 바람에 정치가 빠져버렸고, 그 때문에 보수적인 독자들이 이 시를 잘못 이해할 것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고 기록했다는데, 한 마디로 옳지 못한 세상을 비판해야 한다는 이성이 야한 시 쓰고 싶은 본능에 졌다 이거구먼요. 잘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제우스 이 아저씨야 당신 잘못 생각했어. 백조가 아니라 뱀으로 변해서 레다의 침실에 숨어 들었으면 작품의 수가 지금의 세 배로 뛰고 비단 예이츠뿐만 아니라 보들레르나 랭보를 비롯한 일군의 변태들도 콧김을 뿜으며 변태끼가 뚝뚝 넘쳐흐르는 시를 썼을 텐데 참으로 아까운 일....어흠어흠. 아니 뭐 지금이라고 딱히 나으냐 하면 절대 아닙니다.
자아 혼자서는 결코 죽을 생각이 없는 물귀신 근성의 KISARA가 이하부터 예술과 변태의 경계선에 선 하이클래스 Porn을 보여드립지요. 어허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집에 가요.


참고로 한 마디 저 베라쳐먹고 돌려쳐먹을 백조새끼가 하늘에 박힌 게 바로 그놈의 백조자리(시그너스)입니다.
.....어쩐지 효가가 영 이상한 애지 싶더라....

대체 이놈의 변태끼 풀풀 넘치는 그림을 왜 수십 장이나 쳐바르고 있었냐 하면 뭐 뻔하지 않느냐능. 이따구로 예술과 포르노의 경계선에서 오락가락 미친년 널뛰듯 방정맞게 춤추고 있는 물건들 까놓고 말해서 고상한 척하는 하이클래스 야동이 판을 치는 개탄할(....)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獸姦은 수백 수천 년을 줄창 이어져내려온 인류 보편의 테마이자 모티브이자 모에 요소이고, 이놈의 獸姦이 조금만 더 삐끗해서 인간의 상상 속에서 자라난 무언가의 번데기까지 세력을 확장하면.... 바다 건너의 용자들이 특히 열라 좋아하는 異種姦 즉 Sex with Different Species가 된다.

......................목 위에 붙은 물건으로 잘 생각해 보세요 자라나는 동인의 새싹 여러분 애초에 왜 천인 설정이 주어졌겠어요.
소라치는 중간중간 하는 짓만 봐도 십에 팔구 스타워즈 빠돌이고 스타워즈의 세계에서 이종간은 이미 보편적이며 '천인' 한 마디는 모든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완벽하고도 성실한 핑계가 되는즉 천인과 이종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 극의를 추구하여 실시함은 이미 우리 은혼 동인녀의 사명이자 의무인 것이다. 츠우짱의 초기 팬 중 하나였던, 사랑이 극에 달하면 배에서 너불너불한 촉수를 뻗어 상대를 먹어치워 영원히 함께 하는 변태 천인 베스를 기억하시는가. 이건 에로질하라고 있는 설정이지 말입니다 써먹지 않으면 죄악이지 말입니다.
그러니까 요는 총독 내지는 부장에게 천인 갖고 뭔 짓을 해도 아무도 당신을 비난할 수 없(빠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한편 수간의 분파인 이종간 모에와 숭악한 뱀 모에가 기묘하게 결합하면 무엇이 되는고 하니,
그렇다. 일본계 에로의 꽃, 전세계를 휩쓸고 귀축 청소년들을 사로잡은 '그것'이다. 촉수다. 触手다. Tentacle이다.

...자 그럼 변태 포스팅 3편에서 뵙겠습니다. (뭐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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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クチダンサー。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0/11/19 22:09



Tango(1998), Carlos Saura, Julio Bocca and Carlos Rivarola

흑과 백의 선열한 대비. 격렬한 대립. 팽팽한 긴장감. 녹아드는 경계선. 에로틱한 함의.

「さあ、踊ろう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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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도 싫다 거미도 싫다. 내가 뭘하고 있는지는 묻지 마시오.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0/11/19 15:37

이웃분들이 모두 매우 열심히 창작의 길을 폭진하시는 관계로 나는 차별을 노려(....) 내 본분인 뻘분석글에 주력하기로 작정했다. 하지 마 임마.
그런데 대체 언제 35만 히트는 넘어버린 걸까;;;;;


1. 뱀에 대해서는 이미 예전 포스팅에서 주절주절 많이도 늘어놨지만 아시는 분은 알다시피 여기 주인장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기만 열라 잘하는지라 또 이상한 걸 덥석 물어왔지 말입니다. 읽다가 혀가 세 번은 꼬일 것 같은 이름을 자랑하는 (하여간 고대 일본놈들이란;)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노미코토(倭迹迹日百襲媛命)다.
제 7대 코레이 천황(孝霊天皇)의 황녀. 기원전 92년에 스진 천황(崇神天皇)이 재해가 잇달아 일어나는 이유를 알려주십사 청하자 오오모노무시노카미(大物主神)의 신내림을 받아 신탁을 내렸고, 4년 뒤인 기원전 88년에는 다케하니야스히코노미코토(武埴安彦命)의 반란을 사전에 예언하기도 하여 무녀로서의 일면이 종종 엿보인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름부터가 야마토(大和)의 토토비(鳥飛び)에 기반한 예식을 주관하는 무녀, 특히 영혼이 몸에서 이탈해 허공의 새처럼 날아가는 이혼형(離魂型)의 무녀를 의미하고 때문에 예의 히미코(卑弥呼)의 정체라는 이론도 있는데 뭐 그건 아무래도 좋으며 지금 따져볼 깜냥도 안되고, 하여간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에 관련해 정작 가장 유명한 전설은 다음과 같다.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는 오오모노누시노카미(大物主神)의 처가 되었다. 그러나 신은 항상 낮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밤에만 찾아왔다. 히메는 남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항시 낮에는 오시지 않고 밤에 모습을 드러내시니, 존안(尊顔)을 똑똑히 뵈올 수가 없습니다. 부디 좀 더 머물러 주십시오. 내일 아침 그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신이 말하기를 <그 말이 심히 이치에 닿으니, 아침이 되면 그대의 빗상자에 들어가 있겠소. 나의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마시오>. 이 말을 듣고 히메는 내심 의아해 하였으나, 아침이 밝기를 기다려 빗상자를 보니 매우 아름다운 작은 뱀 한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 길이와 굵기는 옷끈과 같았다. 히메는 크게 놀라 소리를 질렀다. 신은 크게 부끄러워하며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 처에게 말하길, <그대가 자제심을 잃고 내게 수치를 주었으니, 나도 그대에게 수치를 주리다>. 신은 하늘을 달려 미와산(三輪山)을 올랐다. 히메는 하늘을 바라보고 슬픔과 후회에 젖어 주저앉으니, 그만 젓가락이 음부를 찔러 죽고 말았다. 후에 오오이치에 장사를 지냈다. 이로 인하여 후세인들이 히메의 무덤을 <젓가락 고분(箸墓)>이라 불렀다.

.......예? 뭐가 어딜 찔러요? 어딜 찔려서 죽었다고요!? ;;;;

섬나라 애들이 촘 많이 이상한 거야 비록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거니와 이쯤 되고 보면 담배 한 가치 피워물고 하늘을 망연히 주시하고 싶어지지만 여기서 꺾여버리면 나부터가 곤란한 관계로 정줄을 닥닥 긁어모으도록 하고, 야스다 요시노리(安田喜憲)는 자신의 저서 <숲을 수호하는 문명과 지배하는 문명(森を守る文明・支配する文明)>에서 개미가 굴려서 세상을 만들었다는 (괴혼이냐;) 모 인디언 부족 전설에 맞먹는 수준으로 황당한 설화의 의미를 이렇게 해설하고 있다.

이토록 기묘한 <젓가락 고분 전설>의 의미를, 요시노 히로코(吉野裕子) 선생은 본인의 저서 <뱀(蛇)>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본 죠몬(縄文) 중기의 토기 중에서도 특히 뭇 사람의 시선을 모으는 유물은 활력 넘치는 뱀의 조형이다. 죠몬인이 뱀에게 쏟아부은 정념, 후에는 신앙으로까지 발전한 감정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결론은 간단하다. 뱀의 형상이 남근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죠몬인이 성(性) 관념이야말로 죠몬토기의 뱀을 약동하게 한 요인이다.>
어느 해인가, 필자는 요시노 선생을 뵐 기회를 얻었다. 선생은 고대 일본은 뱀 신앙의 메카였으며, 뱀은 시조신이었고, 외형이 남근과 닮은 까닭에 생명과 정력, 에너지의 근원으로 여겨졌으며, 맹독을 품고 한숨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살무사와 같은 뱀으로 인해 인간을 초월한 무서운 힘을 가진 존재로서 숭앙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으며, 한 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은 화제를 언급하기도 하셨다.
"야스다 씨, 시메나와(注連縄, 금줄)는 실은 뱀이랍니다. 서로 얽혀 교합하고 있는 수컷 뱀과 암컷 뱀이에요."
또다른 저서 <산의 신(山の神)>에서 선생은 <젓가락 고분 전설>에 대하여 논한다. <젓가락>은 즉 뱀을 의미하고, <음부>는 여성의 성기이므로, <뱀신의 무녀는 뱀과 교합하는 흉내를 내었다>는 것이 선생의 주장이다.
요시노 선생에 따르면,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의 음부에 박힌 젓가락은 다름아닌 뱀이라는 것이다. 고대 일본에는 뱀신의 무녀가 있어 뱀과 동침하는 시늉을 하였다. 그러나 도중 무언가가 잘못되어 그만 무녀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선생은 추정하고 있다.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 역시 미와산의 오오모노누시노카미를 모시는 무녀였다. 뱀과 교합하는 풍작기원의 예식을 치르던 중 히메는 사고로 죽고 말았다. 이야말로 <젓가락 고분 전설>의 기원이 아닐까.
허나 유감스럽게도 요시노 선생의 설은 너무나도 과격한 나머지 당초에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하였다.

필자는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에서 뱀신을 모시는 무녀의 조각을 발견하고, 일본에도 그와 같은 무녀가 있었음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굳혔다. 더구나 조각이 띠고 있는 황홀한 표정으로 보아, 무녀는 단순히 시늉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뱀과 교합하지는 않았을까.
바티칸 박물관을 찾으면, 그리스 헬레니즘 시대 조각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저 유명한 <라오콘>을 보게 된다. 트로이의 신관 라오콘 부자가 거대한 뱀에게 졸려 죽어가는 단말마의 순간을 포착한 압도적인 조각이다. 바로 그 조각상의 오른쪽 옆에 기묘한 조각을 얹은 석관이 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귀족 또는 왕의 시신을 석관에 안치하고, 당사자의 생전의 공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해당 인물의 활약상을 묘사한 조각으로 석관을 장식하는 풍습이 있었다.
문제의 조각은 여성의 모습이었다. 몸을 눕히고, 눈을 감은 얼굴은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목을 뒤로 살짝 젖히고 입술에는 살며시 붉은 기마저 감돈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당장이라도 펄쩍 뛰어오를 듯한 뱀이 감겨 있었다. 이 조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생전의 행적을 조각으로 남기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풍습을 고려하면, 이 석관에 안치된 여성은 뱀을 기르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나아가 뱀을 팔에 감고 황홀경에 빠질 수 있는 여성. 뱀신의 무녀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뱀신을 모시는 무녀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에 해당하는 존재였다.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 역시 뱀과 교합하는 도중에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잃었으리라. 뱀과 몸을 섞고 사랑을 나누는 뱀신의 무녀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가 빗상자 속에서 발견한 뱀의 굵기와 길이는 옷끈과 흡사했다고 <일본서기>는 전한다. 하지만, 어째서 옷끈인가?
필자는 홋카이도의 아이누 민속박물관에서 본 아이누 여성의 옷끈을 떠올렸다. 아이누 여성이 옷끈을 푸는 것은 남성에게 몸을 허락한다는 뜻으로, 또한 옷끈은 남편 이외의 자에게 결코 보여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즉 옷끈은 남녀의 내밀한 사정에 깊이 관계된 물건이었다. 히메가 빗상자 안에서 본 작은 뱀의 굵기가 옷끈만했다는 묘사는, 히메와 뱀의 성적인 관계를 암시하는 표현이 아닐까.

이놈의 남정네 남의 나라 박물관(라오콘 상이 있었다는 걸로 보아 아마도 비오-클레멘트 미술관)까지 기껏 가서 무슨 논리의 비약을 겪고 있는지는 따지지 말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스진 천황의 치세 당시에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가 오오모노누시노카미의 신내림을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미와산의 오오모노누시노카미는 비단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일본서기 여기저기에서 뱀의 형태로 종종 등장한다(그리고 미녀로 소문난 여자들을 처로 맞아들인다-_-). 즉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가 실제로 오오모노누시노카미, 즉 뱀신의 무녀였음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게다. 무녀가 모시는 신에게 심신 모두를 완전히 종속시키는 의미에서 상징적인 혼례를 치르는 건 세계적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의식이거든요. 다시 말해 '뱀신과 혼인을 맺었다' 이퀄 '뱀신의 무녀가 되었다'인 것이다.
실상 일본에서는 <무녀>를 아예 <신과 얽히는 자(神と交わる者)>로 규정한다. 에둘러 말하자면 '신과 하나가 되는 자'고, 숨지도 감추지도 않고 그냥 까놓고 표현하면 '신과 동침하는 자'다. 일본의 고대신앙에서의 제례는 강림하고자 하는 신과 신을 받는 <무녀>의 교합, 무녀의 잉태, 탄생에 의한 신의 강림으로 구성되는데, 이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한편 아무리 봐도 뱀에 혼을 죄다 판 것 같은(....) 요시노 히로코는 야마토토토히모모소히메노미코토와 <히타치노쿠니 풍토기(常陸国風土記)>의 누카히메(努賀比売) 전승(밤에만 찾아오는 이름모를 남자 즉 뱀신과 동침하여 어린 뱀을 낳았고 그 뱀을 항아리 속에서 키웠다)을 비교해 밤이면 밤마다 뱀신과 동침함으로써 스스로의 태내에 신을 깃들여 어린 뱀을 낳아 작은 용기에 넣고 기르는 것이 다후 즉 뱀무녀(蛇巫)의 역할이었다고 보고 있다. 죠몬 문명 자체가 뱀을 의미합네 일본인들은 뱀의 후손입네 줄줄이 따라오지만 일단 각설하자. 뭐 여기까지는 일본민속학계의 일반적인 이론에 속하는 모양이고 그 다음은 뱀신과 교합하여 아이를 낳는 행위를 '모방하는 의식', 즉 걍 상징적인 혼례의식만 올리고 무녀에게만 전해지는 특별한 비전(秘傳)을 따라 산야에서 뱀을 포획해 뱀신의 분신으로서 사육하고 모셨으리라 보는 게 보통인데, 요시노는 한 발 더 나아가 <뱀-일본의 뱀신앙(蛇-日本の蛇信仰)>에서 <일본의 고대 뱀신앙에서는 무엇보다 뱀신이 인간 무녀와 정을 통하는 것을 우선시했으므로, '제례'란 즉 무녀와 뱀이 실제로 교접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의심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봐요 아주머니이이이이이이이이

사실 엄청 과격한 주장이긴 해도 그다지 놀랍다고는 할 수 없는 게, 뱀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가장 노골적인 남근 상징으로 꼽히기 때문에 서양미술사 한 번만 디벼보면 앞선 포스팅에서 인용했던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이나 슈투크의 죄악 정도는 기본이고 그밖에도 뱀과의 삐리리띠리리를 암시하는 물건들이 줄줄이 쏟아져나오지 말입니다.
이하 매우 거시기한 이미지들이 난무하므로 만 18세 미만은 어른 되고 난 후에 다시 오십셔.


변태의 스멜이 물씬물씬 풍기는 그림을 줄줄이 발라놓고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요? 아 그야 뻔하잖수. 뱀과 잉야라딩야라하는 물건을 쓴다 해도 딱히 변태적이지는 않으며 실상 그 뒤에는 고금동서를 망라하는 유구한 전통과 역사가 있고 일본놈들은 타고난 변태이므로 신짱을 가지고 뭘해봤자 문제될 일은 하등 없......빠아아아아아악!!!
(사[자주규제]님의 은린銀鱗에 매우 큰 감명을 받아서 이러고 있는 거 맞습니다)

....참고로 이 뱀 모에가 동양, 특히 어느 변태같은 섬나라로 가면 촉수 모에가 된다(...................)

2. 죠로구모(絡新婦)는, 쿄고쿠 나쯔히코의 죠로구모의 도리(絡新婦の理)를 읽은 이라면 이미 알고 있다시피, 유키온나(雪女)와 더불어 일본 최고의 미인 요괴로 손꼽힌다. 거미가 400년을 넘게 살면 요력을 얻어 보는 이를 너나할 것 없이 매료하는 절세의 미녀로 변신하고, 이 미녀는 지나가던 남자를 인기척이 없는 오두막으로 유인하여 비파소리를 들려준다고 한다. 남자가 미녀의 아름다움과 비파의 음색에 넋이 홀랑 나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면 거미줄로 칭칭 옭아매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아먹고 휘릭. (아마도 교미 후에 숫놈을 우적우적 씹어먹는 암놈거미의 습성에 기인하는 요괴일 것이다) 핑크 파인애플의 유명한 야애니 음마요녀(淫魔妖女) 시리즈 3편의 마야(魔夜) 역시 죠로구모인 셈입죠. 絡新婦라는 희한한 표기는 <화집 백귀야행(画図百鬼夜行)>의 저자인 토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이 아마도 1712년 출판된 백과사전 <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図会)>를 참조해 숙자훈(熟字訓)을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본초강목 등에서 붉은 반점이 있는 거미를 絡新婦라 부른다고 한다) 사실 딱이잖수. 얽어매는(絡) 신부(新婦).

죠로구모의 도리 문고본 표지를 재현한 피규어. 쓸데없이 요염하다;

하기하라 쿄카(萩原鏡夏)의 죠로구모. 출처는 타이완 구글(.....).

나카타 센지로(中田仙次郎)가 그린 죠로구모.

.....등장할 때마다 남자를 마구 갈아치우는 누군가가 열라 빛의 속도로 뇌세포를 난타하는데 신경쓰시면 당신의 패배입니다.
한편 죠로구모를 원래의 표기대로 女郎蜘蛛라 쓰면 화려한 오색의 거미를 가리킨다. 한국어로는 무당거미. 학명 Nephila clavata.

우와아 알록달록

죠로(女郎, じょろう) 즉 여랑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유녀/창녀를 가리키는 말이고 일반적으로 죠로구모의 명칭은 화려한 모습과 창기(娼妓)를 연관지어 붙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헌데 일부에서는 이 이름, じょろうぐも가 죠로, 즉 上臈(じょうろう)에서 온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上臈는 무려 미쿠시게도노(御匣殿), 나이시노카미(尚侍), 나이시노스케(典侍) 등 대략 종3위 이상의 고위 여관(女官)을 의미한다. 고키덴 뇨고(弘徽殿女御)의 동생인 오보로즈키요(朧月夜)도 이 직위에 있었죠. 사실 그녀 역시 언니처럼 스자쿠 천황(朱雀帝)의 뇨고(女御, 황후와 중궁을 잇는 세 번째 지위)로 입궐할 예정이었는데 그놈의 겐지와 바람이 나는 바람에 보기 좋게 엎어졌어라(.....). 하여간 겐지는 이래서 안되지만 아무튼 이게 전용되어 고단샤의 일본어대사전(日本語大辞典)에 따르면 현재 上臈는 ① 수행을 쌓은 고승 ② 신분이 높은 이, 상류계급 ③ 신분 높은 여관 ④ 에도 막부 오오오쿠(大奥)의 직함 ⑤ 신분이 높은 귀부인 기타 등등을 가리킨다. 대충만 훑어봐도 블루 블러디드의 냄새가 풀풀 나지 말입니다.
만일 上臈에서 유래한 게 사실이라면 일웹 누군가의 말마따나 <고귀한 귀부인(上臈)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유녀(女郎)까지 추락한 셈>이다. 인간 된 도리로 자연히 그 뒤의 사연이 겁나게 궁금해지는데.......얼라 잠깐, 어디서 많이 들은 얘기다.....? ;;;;

이겁니까? (결벽하고 도도한 좋은 집 도련님 →(약 10년 사이)→ 희대의 창녀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

실은 중세 일본에서는 유녀를 다른 이름으로 쿠구츠메傀儡女, 시라뵤시白拍子, 케이세이(傾城, 경성경국[경국지색]의 그 경성이다!), 죠로上臈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아마 재주와 학식이 있는 고급 기생을 上臈에 빗대어 부르다가 세월을 거듭하는 사이 죠로女郎로 바뀐 게 아닌가 싶은데 (아시다시피 정부情婦를 의미하는 미스트레스Mistress도 원래 뜻은 '여주인, 지배하는 여자, 여류 명사'다) 이러나저러나 귀부인(上臈)이 유녀(女郎)까지 계단을 내려간 건 사실이라 이겁니다. 더구나 女郎는 이젠 싸구려 유녀의 뉘앙스마저 풀풀 풍기고 말이죠. 뭐가 생각날 듯 말 듯... (식은땀)

.......................사(자체검열)님의 페티시즘 10제를 뽐뿌질하려고 이러는 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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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놈들은 안된다.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0/11/14 10:24

다크 레이디에게 기를 빨렸는지 어쨌는지 도대체 얼마나 블로그를 방치하고 있었는진 무서워서 차마 헤아리기도 싫고, 아무튼 이제 살짝 여유가 생겼으며 요즘 이웃분들이 너무 열심히 달려주시는 관계로 게으름을 좀 거두고 포스팅에 전념하여 이번 달에는 반드시 두자리 수를 채우고자 합니다. 너야 말은 항상 나불나불 잘하지 이뇬아. 행동으로 보여보란 말이다 -_-
그래서, 워밍업 워밍업.

점프 페스타 2005의 긴상 (뒤에는 부장)

점프 페스타 2008의 긴상 (뒤에는 신짱)

......긴상의 더럽고 복잡하고 거지같은 취향이라던가 지 좋다는 예쁜 아가씨들 다 냅두고 남자만 골라서 착실하게 플러그 푹푹 꽂고 있는 저놈의 지랄맞은 성벽에 대해서는 이미 삼천육백만 번은 족히 입이 마르고 닳도록 성토했거니와 이젠 슬슬 귀찮기도 하니 대충 넘어가고, 문득 저 직후의 상황에 생각이 미쳤다.

신짱이 한쪽 눈에 칼 맞고도 - 치명상이 되고도 남을 부상이다. 사실 즉사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 - 니가 빠져 씹새끼야 개지랄하고 바로 뛰쳐나갔을 때,

부장은 끽해야 술 좀 쳐마시고 취한 주제에 은혼이 천년을 더 연재해도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을까 말까 한 공전절후의 서비스 "긴토키...." 를 뱉고는 그 뒤로 침묵, 긴상이 사태를 전부 수습할 때까지 매우 조신하게도 무릎 꿇고 앉아 얌전히 끝나기를 기다렸지 말입니다(......). 그뿐인가 심지어는 즈라가 긴토키 네가 어째서 어쩌고 당황해 절절매며 둘이 나름 시리어스한 문답을 주고받을 동안 웬만하면 할 법한 '그래 니놈하곤 상관없잖아 빠져 이 백발 새끼야' 등등 의례적인 참견 한 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같은 상황인데 이 차이는 대체 뭐임?

이건 나의 뮤즈 Z모 님의 말씀마따나 부장이 뼛속까지 관료조직 중간관리직이라 매뉴얼 없는 돌발상황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칠렐레팔렐레하는 탓이기도 하지만 (날 때부터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인간은 이래서 안돼요) 더 간결하고 더 확실하고 더 캐웃기는(....) 이유가 따로 존재합니다. 뭐긴요. 그놈이 히로인이라서지(...........).
보통 분석글에서는 부장을 긴상의 라이벌 포지션에 두는 경우가 많지만 그건 점프 남캐라면 무조건 주인공의 동료, 라이벌, 적 중 하나에 어거지로 끼워맞추는 시대에 뒤떨어진 파시스트적 분류 때문이고 사실 부장은 철저하게 히로인 기믹으로 해석하는 편이 훠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얼씬 말이 된다. 늘 하는 말이지만 부장이 여자였으면 점프 연재는 애저녁에 물 건너갔을 테지만 그 대신 은혼의 히로인이 누구냐 하는 시시껍절한 논쟁 따위는 일어날 여지도 없었을 거라. (플러스 신짱도 여자였으면 누가 진 히로인인지를 두고 날이면 날마다 박 터지게 싸웠겠죠;)
거짓말 같습니까? 당장 그놈의 성별을 뒤집어보라. 에로틱하고 섹시한 주제에 남녀 관계에는 면역이 전혀 없고 순진하고 순결;하며 주인공을 졸라 티나게 좋아하면서도 입으로는 흐... 흥! 누가 너같은 거 좋아한대!? 하고 쯘쯘거리는 그림으로 그린 듯한 쯘데레 + 생긴 건 쿨한 흑발미녀인데 은근히 어리버리하고 멍청해서 내가 챙겨주어야 하는 도짓코 + 왠지 박복하고 인생이 피곤하며 허구헌날 옷이 찢어지고 다리가 벌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히로인이 튀어나오며 신세계의 문이 열리는 듯한 현기증으로 눈앞이 어질어질해질 것이다(.....) 어째 씹덕들이 열광할 모에요소만 다 끌어다 처덕처덕 떡칠한 듯한 화상이지만 신경 쓰면 당신의 패배고, 하여간 자고로 점프 히로인은 설령 혼자서는 날고 긴다 해도 일단 주인공이 나섰다 할라치면 연약한 척 다소곳하게 구출을 기다려야 하고 남자님들 싸움에는 괜히 끼어서 쏘삭대는 게 아니죠 한 발 물러나서 얌전히 입닥치고 있어야 하는 법이죠. 얼씨구 아주 딱이네.
농담 같지만 아주 농담도 아니다. 적어도 히지카타 토시로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대략 10대 90의 비율로) '사카타 긴토키'를 자신이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넘사벽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긍정한다. 다시 말해 부장에게 곤도가 '수면 위의 히어로'라면 긴상은 '수면 밑의 (의식적으로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히어로'인 셈이다. 쯘데레 주제에 동란편에서 비교적 쉽사리 고맙다 이 자식아 소리가 나온 건 그래서다. 긴상이 각 잡고 눈에 제대로 힘줄 때 부장이 <감히> 토단 적이 있던가? 신발 신은 호빗 찾는 심정으로 기억을 열심히 더듬어봤는데 도무지 보이지를 않는다. 제보는 환영합니다.

똑같이 긴토키와 대립각을 세워도 부장은 훌라훌라 평화적이고 총독은 졸라 살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도시의 차가운 백야차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상냥하겠지 점프든 뭐든 남주가 기본적으로 '내 여자'에게 혹독하게 구는 거 봤수? 실제로도 보아하면 긴히지는 그야말로 부장을 경쟁적으로다가들 미친듯이 박박 굴려대지만 정작 긴상이 부장에게 끝까지 까칠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당연하지. 부장은 '약하고', 약해서 긴상이 손을 내밀어 도와주어야 하는 대상이거든. 참 대책이 안 서는 게, 틀림없이 거칠고 불량하게 산 주제에 실상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곱게도 자라서(....) 정말 바닥의 밑바닥까지 경험해 본 적은 없고 굴려야 제맛인 병딱인데 엄연한 한계치가 떡하니 존재하는 모순적인 놈이 부장이라서 긴상이 작정하고 미치면, 장담할 수도 있는데, 십에 십 절대로 감당 못해요. 부장을 아예 박살낼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백야차 네타는 함부로 꺼내면 안되는 판도라의 상자입니다. 내 남자의 남자의 과거도 내 남자 것이기를 바라는(....) 살 떨리는 소녀심리의 발로인 백야차X포니히지는 그냥 픽 웃어주고 넘어가면 되고. (언시빌라이즈드!! 언시빌라이즈드!!!)

때문에 히지긴이라는 단어를 우연히라도 목격했을 시의 내 얼굴은 라일세츠 혹은 라일닐을 보는 내 면상과 정확히 동일하다. 다섯 글자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니가 주제에?
그래도 라이리는 록온 스트라토스 버프를 거하게 받더니 암만 약하다 약하다 78퍼센트다 78퍼센트다 해도 역시 닐 디란디 그 개늠시키와 같은 피 같은 유전자 같은 DNA를 공유하는 아일랜드놈이 맞음을 극장판에서 촘 지나치게 입증했지만 부장은 그딴 거 조또 없어요. 78퍼센트의 78퍼센트만도 못한 시키 같으니라고. 한때는 AV 찍는 부장이 일요일 오후 5시에 루비 코믹스 찍는 수치플을 당한 라이리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가업 잇는 감각으로다가 대를 이어 좌빨투사질하는 아일랜드놈들의 근성을 우습게 보면 안되는 거였음;;;

반대로 이뇬 저뇬 소리 나오는 대단한 광년이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신스케는 기본적으로 쩌는 알파메일이다. 한 마디로 똑같이 쩌는 알파메일인 긴상에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협이 되는 놈이고 사파리의 주도권을 먹기 위해서, 내가 정점에 서기 위해서 무조건 죽자고 싸워야 하는 상대란 얘기. 그 점에서 백야차강탄은 팬들 놀려먹으려고(....) 만들었다는 궁극의 뻘짓 주제에 - 다카마츠가 지 입으로 자백했다; - 초 오버액팅을 하면서 손을 뿌리치는 긴상하며 보호'받기는'커녕 개지랄하고 총알같이 뛰어나가는 총독하며, 지나칠 정도로 정확하지 말입니다. 하여간 이 색히들은 굴다리 밑으로 끌고가서 박달나무 몽둥이로 후려패줘야 한다.
참 아이러니컬한 일인데 신짱 이 새끼가 졸라 독종이다 보니 이놈에게는 오히려 허용한계치가 존재하지 않아요. 부장과는 달리 손속 둘 필요도 없고 적당히 봐줘가면서 해야 할 이유도 필요성도 없으니까. 오히려 봐줬다간 이쪽 목에 칼날이 박히고 갈기갈기 찢길 판이니까. 긴신 혹은 백야차X총독에서 본성 다 드러낸 야수의 거의 고어에 가까운 SM이 난무를 하는 게 다 그럴 만해서다.

정리하자면, 짐승의 수컷은 결코 암컷을 죽이지 않는다.
하지만 동등한 능력치의 수컷은 반드시 패배시키고 정복하고 무릎 꿇려야 하는 대상이다.
즉 사심을 팍 섞자면,

인간 코스프레에 열과 성의를 기울이는 '해결사'에게는 (보호자로서의 에고를 한계치까지 충족시켜 주는) 부장이야말로 베터하프고,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야수 '백야차'에게는 (인정사정 보지 않고 쳐물어뜯어댈 수 있는) 총독이 베터하프인 겁니다.
그래서 셋이서 한 세트.

.....서른 줄 다 된 시커먼 사내새끼 셋이 모여서 뭔 짓을 하고 있는 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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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하여간 이놈들은 언제 어디서나 - So u know, don't u? by 나쯔

2010/11/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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